Byeongsam Jeon
전병삼 (b.1977)
사라짐으로서비로소보이는것들
나는 인간의 제한된 육체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의 세계’를 동경해 왔습니다.
내가 상상하는 불가능의 세계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n차원의 세계 부터, 태양계와 우리 은하 너머의 초거시 세계, 눈 앞에 있으나 존재 자체를 관찰할 수 없는 초미시세계, 탄생 이전의 세계와 소멸 이후의 세계 등을 주로 포함합니다. 내가 불가능의 세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러한 세계를 상상하면 할 수록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과 우리 자신을 더욱 깊게 되돌아 보기 때문입니다.
인간과 존재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물음을 만나는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한 삶이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 알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생각이 나의 창작 활동에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나의 주요 관심사는 불가능의 세계를 연구하고, 그 탐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예술 작품화하는 것 입니다. 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불가능의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작품을 통해 그 곳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가능의 세계로 떠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사라짐’의 경험이야말로 불가능의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 됩니다. 나는 예술 작품 속에 다양한 방식으로 ‘사라짐’을 표현함으로써 이 세상과 불가능의 세계를 잇는 수 많은 창(窓)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사라짐’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접기’와 ‘펼치기’ 입니다. ‘접기’는 대상의 사진을 접어서 형상의 일부분만 보이도록 하여 나머지 안보이는 부분을 상상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고, ‘펼치기’는 지구와 같이 한 번에 전체를 볼 수 없는 거대한 대상을 지도 처럼 한 눈에 보이도록 작게 축소하고 펼쳐놓음으로써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유도하는 것 입니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유한한 존재입니다. ‘사라짐’의 경험은 우리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 같지만, 결국 언젠가 우리 모두는 반드시 사라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사라집니다. 국가도, 산업도, 문화도, 민족도, 물질도, 사상도, 언어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때가 되면 사라집니다. 사라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어쩌면 사라짐을 통해 불가능의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진정한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Selected Works
Moment : VANITAS, 50x50cm, Stacking photos 2025
전병삼Moment : VANITAS, 50x50cm, Stacking photos 2025
The Rain Forest and the Blue Sky at Ulu Temburong National Park
전병삼The Rain Forest and the Blue Sky at Ulu Temburong National Park
The Very Moment the Flag of China is Flown
전병삼The Very Moment the Flag of China is Flown
moment
전병삼moment
Exhibitions
2025.04.03~04.06
BAMA 2025.04.03~04.06
2025.04.28
준비 중입니다.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