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06 - March 16, 2025

 

The Photon in The Deepest Place

김은택

 

Location : ARTBODA gallery

Introduction

아트보다 초대개인전 (신진작가 공모당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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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Artist story about


작업노트/

The Photon in The Deepest Place

 

나는 마치 우주 속에 갇혀 있는 듯했다. 육신이 맑은 하늘 아래 있음에도 나는 다른 차원에 갇힌 채 단지 창을 투과해 다가오는 하늘의 빛을 바라보는 존재였다. 더욱 애정하는 일출과 일몰의 하늘 아래에서도 그 감각은 선명하게 다가왔다. 깊은 밤 홀로 작업하며, 어김없이 반짝이는 별들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별빛은 나의 세계와 멀리 떨어져 무심하게도 고요히 빛났다. 푸른 하늘과 땅 사이에 내 육체가 분명히 있음에도 말이다. 

나는 그렇게 홀로 깊은 심연으로 끊임없이 빠져들었다. 그곳에서 나의 부정들은 포자가 되어 퍼졌다. 썩어 문드러진 마음은 곰팡이처럼 나를 뒤덮었다. 끝없이 어두운 심연으로 가라앉을 때, 빛나는 광자를 마주했다.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내뿜는 그 작은 존재들은 나 또한 빛나는 존재임을 일깨워주었다. 아끼던 모든 물질은 썩을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썩지 않고 어둠을 통해서도 빛을 배울 수 있다는 듯이.

 심연에 흩어진 포자들은 나의 갈망과 노력이었으며, 나의 갈망과 노력을 아끼고 위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 포자들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나만의 힘이나 노력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먼 곳에서 날아온 빛들이 포자에 닿아 에너지를 더해 주었고, 포자는 빛나는 광자가 될 수 있었다. 그 빛들은 사람을 통해 오기도 했고, 때로는 자연에게서 오기도 했다. “힘내”라는 짧은 두 글자에 담긴 긴 마음. 밥 먹자며 이끈 발걸음. 내밀어 준 도움의 손길.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다정한 문장. 마음을 흐르는 노래 한 곡. 언젠가 받았던 따뜻한 애정.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과 밤하늘을 수놓는 별과 달. 긴 어둠 뒤 떠오르는 여명의 순간. 다채롭게 물드는 황혼을 품은 땅거미. 유영하는 구름. 끝없는 하늘. 길가의 이름 모를 들꽃. 바람결에 속삭이는 나뭇잎. 빛들이 목축이며 반짝거리는 윤슬. 이 모든 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빛들은 나를 둘러싼 어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언제나 내게 다가왔다. 그렇게 빛은 우주를 건너, 지구에 왔고, 자연과 사람에게 머물다 나의 심연으로 스며들어 왔다.

빛에게 어둠은 단지 빛의 부재이며 길목이다. 빛은 어둠을 통해 휴식하게 하며, 다시금 빛을 맞이할 수 있게 한다. 깊은 심연의 광자는 어둠과 빛을 흐르며 피어나는 우리다.



작가약력/

개인전

2023 「살아있는 광자_‘어둠 속의 빛’」 / SPACE DDF / 광주

 

단체전

2024 무경계:변이 / 광주미술관 / 광주

2023 keeptiq#0002 / 갤러리아미디 / 서울

2023 물질의 역사와 빛의 시대 / 광주시립미술관금남로분관 / 광주

2022 YELLOW CHIPS MARKET / 갤러리 아페르 / 세종

2022 환원과 확산 / 소촌아트팩토리 / 광주

2021 태초에 두 개의 이야기 / 산수싸리 / 광주

 

수상 및 기타활동

2022 Lapia레지던시 참여 작가

2021 미로센터레지던시 참여 작가

2020 묘수레지던시 참여 작가

2017 조선대학교 회화상 수상


Artworks

Installation Views